자연을 읽다.
"너는 왜 그 길로 가려고 하는 거야?"
딱 보아도 척박해 보이는 길을 선택해 걷는 나에게 사람들은 질문한다. "그 길을 걸어봤자 내 발자국은 남지 않잖아."
누구나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걷는 정형화된 길 위를 걷고 싶지는 않았다. 내가 가야 할 길이 척박하더라도, 지나온 길에 온전히 나의 발자국이 남기를 바랐다.
그렇게 걷고, 때로는 오르고 내려가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다 지쳐 어느 순간 더 나아가기 두려울 때, 정상까지 더 위를 향해 올라가자니 얼마나 힘들지 알기에 두렵고, 내려가자니 지나오며 고생했던 시간들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그때,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보니 산 중턱에서 마주하는 경치들도 충분히 아름다웠다.
정상에 올라 내려다봐야만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그저 나만의 편견일 뿐이었다.자연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.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나무의 거친 질감, 멀리서는 볼 수 없을 잎새들의 세세한 움직임. 자연은 이미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.
